[청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청주 KB가 4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KB는 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나가타 모에(21득점, 9리바운드) 허예은(13득점, 6어시스트) 이혜주(15득점)의 맹활약으로 이경은(27득점)과 타니무라 리카(15득점)가 분투한 인천 신한은행을 74대69로 눌렀다.
경기 전 KB 김완수 감독은 비밀 병기에 대해 언급했다. 신인 송윤하였다.
그는 "골격근이 36이 나왔는데, 외국인 선수가 40대 안팎이 나온다. 국내 최고 수준이다. 트레이너가 15년 동안 받은 신인 중 가장 파워가 뛰어나다"고 했다.
1m79의 송윤하는 1라운드 5순위로 KB에 지명된 신인이다. 고교 시절 최고의 빅맨이었다. 중거리슛, 스크린, 리바운드 등 다재다능한 선수다. 특히 파워가 뛰어나다.
신한은행은 최이샘이 무릎부상으로 약 4주 간 나오지 못한다. 에이스 역할을 하던 이두나 역시 이날 출전하지 못한다. 결국 아시아쿼터 1순위 타니무라 리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KB는 신한은행의 부상공백에 의한 리카 의존도를 찌르기 위한 방편으로 송윤하를 스타팅 멤버로 내세웠다. 몸상태가 좋지 않은 강이슬을 과감하게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시켰다.
▶전반전
신한은행은 연이은 공격 리바운드. 이후 신이슬의 3점포로 출발했다.
비밀병기 송윤하는 초반 긴장한 듯 했다. 골밑 엔트리 패스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실책. 신한은행은 신지현의 플로터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자 송윤하는 리카를 상대로 포스트 업,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이후 블록슛까지 했다.
송윤하는 속공 트레일러로 참가. 허예은의 패스를 받아 공격 불발. 이후 공격 리바운드 이후 풋백 득점을 올렸다.
신한은행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리카를 중심으로 외곽 오픈 찬스를 성공. 하지만, 송윤하의 자극을 받은 걸까.
허예은이 두 차례 스틸로 속공 득점. 3점포까지 터뜨리면서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했다. 15-13, 2점 차 KB의 역전.
KB가 기세를 잡았다. 코너 나윤정의 3점포. 1쿼터 마지막 공격에서 허예은의 돌파에 의한 절묘한 패스, 나가타의 골밑슛이 성공했다. 22-15, 7점차 리드로 1쿼터 종료.
1쿼터에는 송윤하, 2쿼터에는 이여명을 투입한 KB. 송윤하에 이어 2라운드 2순위로 KB가 지명한 가드다. 뛰어난 볼 핸들링과 강력한 돌파 능력을 지니고 있다. 많은 팀들이 탐을 냈던 가드 자원이다.
KB는 그동안 과감한 3점포와 트랜지션 게임으로 팀 컬러를 맞췄다. 그런데 4연패. 악순환이 생겼다. 많은 활동력으로 주축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감이 생겼다. 연패로 인한 분위기의 침체. 즉,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김완수 KB 감독은 송윤하와 이여명을 투입, 분위기 반전과 함께 주전들의 체력 안배라는 절묘한 용병술을 전개했다. 물론, 그동안 가져가던 팀 컨셉트는 그대로였다.
이여명이 미드 점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한 활동력으로 디플렉션에 성공, 팀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신한은행은 이경은의 귀중한 3점포로 KB의 강한 흐름을 일단 진정시켰다. 강한 수비로 KB의 실책을 유도한 뒤 신인 1순위 홍유순이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다시 신한은행의 흐름. KB의 작전타임.
KB는 팀 파울에 일찍 걸렸다. 허예은의 파울. 신지현의 자유투 2득점. 순식간에 24-22, 2점 차로 신한은행의 추격.
신한은행은 이경은이 중요한 순간 3점포를 가동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 신한은행은 미스매치를 잘 살리지 못했다. 리카가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볼 투입이 효율적이지 않았다.
KB 역시 외곽 공격의 효율성은 부족했다. 36-32, 4점 차 KB의 전반전 리드로 종료.
▶후반전
3쿼터 송윤하가 다시 들어왔다. 1쿼터 송윤하에게 막혔던 리카가 반격. 적재적소에 볼이 투입되지 않자, 외곽에서 기브 & 고로 경기를 풀었다. 파괴적 움직임이었다.
KB는 경기 템포가 빨라졌다. 2대2 옵션, 엑스트라 패스에 의해 이혜주의 3점포. 이후 얼리 오펜스에서 나가타의 3점포가 불을 뿜었다.
그러자, 리카가 또 다시 3점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외곽에서 절묘한 컷-인, 패스를 받은 뒤 골밑슛, 파울 자유투까지 넣었다.
3~6점 차 공방전.
1쿼터 송윤하가 빛났다면, 3쿼터 공방전에서는 홍유순이 돋보였다. 홍유순은 나가타를 수비하면서도 미스매치를 활용, 위력적 미스매치 공략을 했다. 홍유순이 추격에 시발점이 되는 득점을 하자, 최고참 이경은이 힘을 냈다. 미드 점퍼 이후 속공 레이업, 그리고 3점포를 터뜨렸다. 8점 차까지 뒤졌던 신한은행은 58-59, 1점 차로 불꽃추격, 3쿼터가 종료됐다.
4쿼터 초반, 신지현이 5반칙 퇴장을 당했다.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양팀은 강력한 활동력으로 매우 밀도있는 수비를 보였다. 1~3점 차 접전을 KB가 먼저 끊었다.
허예은의 3점포가 깨끗하게 림을 갈랐다. 이후, 이혜주가 터프 미드 점퍼를 터뜨렸다. 68-60, 4분42초가 남은 상황.
힘겹게 버티던 신한은행은 신이슬마저 5반칙 퇴장. KB 이혜주는 올 시즌 매우 강력한 임팩트를 보이고 있다. 이날도 고비마다 돌파와 미드 점퍼. 그리고 이 시점에서도 돌파로 신이슬의 퇴장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정말 만만치 않았다. 이경은이 또 다시 괴력을 발휘. 3점포에 의한 자유투 연속 득점. 69-70까지 추격했다. 승부처가 다가오고 있었다.
신한은행의 공격권. 홍유순이 무빙 스크린으로 파울이 불렸다. 1라운드에서 2라운드 중반까지 거의 분 적이 없었던 무빙 스크린(일리걸 스크린) 파울이 불렸다. 홍유순의 장면만 놓고 보면 부정 스크린이 맞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 거의 휘슬이 불리지 않았던 일리걸 스크린이 지적된 것은 판정 기준에 문제가 분명히 있다. 이날, 핸드체킹 파울 비율도 상당했다.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의아함이 있었다. 사실, KB의 파울에서도 비슷한 장면들이 있었다. KB의 공격권. KB는 나가타가 버저비터 골밑슛을 터뜨렸다. 3점 차로 벌리는 귀중한 득점.
이날 27점을 폭발시킨 이경은이 골밑을 돌파, 미드 점퍼를 시도했다. 하지만, 림을 외면했다. 나가타가 곧바로 치고 들어가면서 속공, 이경은의 파울을 유도했다. 자유투 2득점. 여기에서 경기는 마무리됐다.
신한은행은 리카를 중심으로 강력한 수비력을 보였다. 최근 베테랑 이경은의 상승세도 임팩트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수 밸런스가 2% 부족하다. 최이샘과 이두나가 없다. 신지현 신이슬 가드 듀오는 고군분투. 하지만 빅맨 리카, 홍유순과의 싱크로가 아직 완전치 않다.
하지만, 홍유순은 경기마다 발전하고 있고, 끈적한 수비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팀은 나름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시즌 초반 강력했던 KB는 최대 고비를 맞았다. 팀 구조상 시즌 동안 한 번 올 수 있었던 위기였다. KB의 트랜지션 농구를 상대가 대비했을 때 겪을 수 있는 고비였다.
이 시점에서 송윤하를 투입하면서, 이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강이슬(7분 출전)에게 휴식을 줬다. 또, 송윤하는 강력한 파워를 바탕으로 리카를 예상보다 잘 마크하면서 허약한 KB 골밑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극적 변화로 4연패에 탈출한 KB. 송윤하라는 골밑 자원까지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던 경기였다. 청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2024-12-01 18:09:05